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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삶/일기 (14)
해뜨기전에자자
책을 읽다 근면과 성실을 다른 단어로 취급하는 것을 보고 두 단어가 동의어가 아니었던가? 싶었다. 생각해보니 두 단어가 동일한 단어였다면 근면성실 이라는 단어가 굳이 있을 필요가 없구나 싶었다. 두 단어의 차이에 대해 검색해봤다. 그랬더니 재밌는 비유가 나오지 않는가. 근면함은 대충 열심히 오래 청소하는 것이고, 성실함은 내가 맡은 부분을 책임지고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다. 이 글을 보고선 키득거리며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했더니 다들 재미있어 했다. 이걸 보고선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일을 근면하게 하고, 어떤 일을 성실하게 하고 있을까, 나의 성실의 기준, 즉 책임지고 깨끗이의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 또 나의 근면의 기준, 대충 열심히 오래의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하는 생각들을 했다. 자칫 저..
9월 초 쯤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해운대를 거점으로 해서 광안리 ~ 달맞이 고개 주변의 맛집 투어를 다니며 워케이션을 했었는데 2015년 쯔음에 갔을 때 보다 여러 모로 기억에 남고 훨씬 더 많은 맛집과 즐길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또, 서울에서는 오랜 시간 줄을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노티드, 랜디스 도넛 같은 유명 맛집들을 줄서지 않고 사먹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던 것 같다. 여행 중간에 노티드와 베스킨라빈스 케익을 사서 외할아버지 댁에 들렸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너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드시는 모습에 뿌듯했다. 다만 국내 여행을 하게 된다면 당부하고 싶은 것이 '버스타고' 앱의 정보를 전적으로 신뢰하라는 것이다. 나는 이 앱의 정보를 믿지 않고 블로그 글을 믿었다가 낭패를 보았다. 9월 초에..
아빠가 돌발성 난청에 걸렸었다. 다행히 지금은 완치가 되었지만, 빠른 시간 내에 대처하지 않으면 영영 청력을 손실할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빨리 병원에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찾아보기 어렵고, 또 개인차가 있겠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려 회복이 되는지에 대해 경험담을 찾기가 힘들어 초조한 시간을 보냈었다. 그래서 정보 공유 겸 치료 후기를 올려보기로 했다. 몇 주 전, 일요일 아침에 병원 예약을 바꿔야하는데 도와달라고 하셔서 어디가 아프냐 여쭤보니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언제부터 그랬냐 물어보니 토요일 아침부터 귀가 먹먹했는데, 기압차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고 괜찮아지겠거니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유튜브를 보려고 이어폰을 한쪽만 끼다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아..
다시 블로그를 쓸 수 있는 마음 상태가 됨에 감사하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부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압축해서 말하면 나는 어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몇 개월 간 극심한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것 같고 후유증도 남아있는 것 같다. 나는 누군가 나에게 그렇게 화를 낼 만한 일을 한 적이 없었지만 그 사람의 화를 온전히 받아냈고 스스로 바뀌려고도 노력했고 상황을 바꾸려고도 했다. 살면서 그렇게 참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지내는 내내 내가 바뀌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이 꽤 지나자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뭘 하던 사람인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왜 화를 내는지 이해하려 하지 말았어야했다. 그런 사람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피했어야했다. 굳이 나를 설명할 필요도 ..
휴가 1일차, 라는 제목을 썼지만 장기 연재의 목적의 제목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오늘 나는 휴가를 왔다. 지금 회사에서는 처음으로 낸 5일짜리 장기 휴가다. 어떤 이유와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휴가는 왠지 아쉬움이 남아 장기 휴가를 쓰는 것을 계속 미뤄오기도 했고, 막상 휴가를 내려고 달력을 보면 가득 채워져있는 팀 일정에 나는 언제 쉬어야할지 막막한 마음이 들어 휴가를 내는 것을 주저해왔다. 이번 휴가는 그동안 못했던 책을 읽거나, 일 때문에 미뤄진 하고 싶었던 것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오늘은 그 첫 째 날인데, 제대로 일을 정리하지 않고 휴가를 맞이 했는지 하루종일 업무 관련한 것들을 보고 말았다. 또, 개인적인 업무이지만 일정을 살짝 놓친, 했어야 했던 것들을 모두 처리하는 ..
괜찮아, 괜찮을거야. 좋아. 자주 쓰는 말이기도 하고 나한테도 자주 하는 말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도, 그렇게 믿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살았다. 최근에는 내가 스스로 믿기 위해 하는 말들이 오히려 내가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기준을 세우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나 스스로에게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었으니 나조차도 내가 무엇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지 명확하게 하지 못했던 건 어쩌면 당연했던 것 같다. 스스로를 계속 속이고 있었으니까.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내가 사람들과 진심을 터놓고 지내는데 있어서도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이유를 모르게 나에게 악인이 된 경우도 있었다. 이것은 나 스스로 어떤 것이 좋은지 싫은지 명확하지 않아 어려웠다. 나는 괜찮지 않은 ..
최근에 감사하게도 나에 대한 몇 가지 피드백을 들을 일이 있었다. 한 사람에게 동일한 내용을 여러 번 들었는데, '오 맞아 그런거 같아 내가 고쳐볼게!!'하고 호기롭게 말해놓고서도 다음에 또 지적을 하면 수긍하지 못하고 그 행동 혹은 말의 당위성에 대해 자꾸만 설명하려고 들었다. 그래서 피드백 해 준 사람이 많이 힘들어했다. 그에 나는 미안했다. 대부분의 피드백은 스스로에 대한 나의 평가와 타인이 나를 보았을 때의 모습이 달라서 일어나는 것들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나를 외부 세계에 제대로 부딪혀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가혹한 평가 때문에 외부 세계와 만나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도 같다. 또, 외부 세계를 만나며 직접 피드백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
2년 전 쯤, 지갑을 또 잃어버렸다. 지갑은 경찰서 탐방 끝에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지갑은 엄마가 절대 잃어버리지마라, 하시면서 노안이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안경을 벗어가며 한땀 한땀 수 놓아 만들어주신 지갑이라 다시는 잃어버리고 싶지가 않았다. 나는 삼성페이를 쓰면 다시는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홀린듯이 갤럭시 s20을 질러버렸다. 안드로이드로 넘어가기 전에 한가지 큰 고민거리가 있었는데, TODO 관리를 애플 생태계에서만 쓸 수 있는 Things3라는 앱을 쓰고있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방법을 찾아보니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고 새로운 일정을 추가하긴 좀 어렵지만, 확인하고 체크할 수는 있는 정도의 앱이 있었다. 적당히 찾아보면 API로 수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코로나는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이었고, 나는 그로 인해 재택을 하게 됐다. 시작할 때에는 이 일상의 변화가 나에게 그렇게 큰 변화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코로나 전과 후의 나의 문맥은 다르다. 그 문맥의 변경은 꼭 코로나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굳이 코로나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 이유는, 코로나 중에 사람들과 더 이상 이야기하며 의견이나 에너지를 교환하기 어려웠고 그 부분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침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코로나 이전을 떠올려보면, 나는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고작 1-2년 만에 모두 잊어버린 것 같다. 코로나 2년 차 쯔음 되었을 때에 지인의 스타트업 회사에 놀러가게 되었는데, ..
저번주 이코노미스트에서 다룬 이벤트 카메라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워서 소개한다. https://www.economist.com/science-and-technology/a-new-type-of-camera/21807384 새로운 타입의 카메라인 ‘이벤트 카메라’라는 것이 있는데, 빛 변화에 대응되는 점(pixel)만 감지하는 카메라다. (기존에 셔터를 이용해서 모든 점(pixel)을 활성화시킴) 이벤트 카메라의 modus operandi가 물체가 움직인 비율을 감지(a.k.a optical flow)하는 빠르고 쉬운 방법을 제공한다. 집파리를 보면, 속도와 높이를 판단하고, 파리 잡는 사람이 얼마나 가까운지 정말 빠르게 감지해내는데, 이런 곤충의 눈이 Optical flow의 자연 상태의 좋은 예제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