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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일기

스스로에게 가혹한 평가 내리지 않기

조앙'ㅁ' 2022. 10. 11. 09:08

최근에 감사하게도 나에 대한 몇 가지 피드백을 들을 일이 있었다. 한 사람에게 동일한 내용을 여러 번 들었는데, '오 맞아 그런거 같아 내가 고쳐볼게!!'하고 호기롭게 말해놓고서도 다음에 또 지적을 하면 수긍하지 못하고 그 행동 혹은 말의 당위성에 대해 자꾸만 설명하려고 들었다. 그래서 피드백 해 준 사람이 많이 힘들어했다. 그에 나는 미안했다.

대부분의 피드백은 스스로에 대한 나의 평가와 타인이 나를 보았을 때의 모습이 달라서 일어나는 것들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나를 외부 세계에 제대로 부딪혀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가혹한 평가 때문에 외부 세계와 만나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도 같다. 또, 외부 세계를 만나며 직접 피드백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혹시 나는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인터넷에서 내가 문제인 것 같은 것을 찾아보고, 그에 또 가혹한 평가를 내리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또, 나는 나에 대한 평가를 가혹하게 내리고 그를 말하는 걸 심지어 즐겨했던 것 같기도 하다. 마치 나의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나에게 '그런것 같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럴걸요?' 하고 말해도 쉽게 인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스스로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왜? 하고. 

그래서 최근엔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이게 나 스스로 문제같은데 너희는 어때?' 혹은 '어떻게 생각해?'같은 이야기를 자주 물어봤는데 그런 대화를 통해서 나는 그렇게 가혹한 평가를 들을 정도는 아니었고, 그냥 개인적인 욕심만 저기 하늘에 닿아있었는 걸 인지하게 됐다. 어쩔 수 없이 평가는 가혹했고 대부분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것 같다. 그냥 해야하는 것에만 집중해도 됐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다른 사람에게 지적받아서 그리고 또 그 지적을 수용하지 않아서 무언가 문제가 생겼었을 것 같다. 다행히도 내 기억에 그런 건 가족 외에는 자주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수용 가능한 선에서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긴 하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걱정을 해서 걱정을 만드는 사람을 보면 '걱정요정이로군' 하고 생각하곤 했는데, 내가 바로 그 걱정요정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아직 나는 몇가지 검토해야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외부 세계에 내 이야기를 하지 않은 부분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기 때문에 외부 세계와 마주치는 것이 여전히 두렵다고 느낀다. 그것은 미해결 문제이기 때문이고, 잘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서 내 문제는 내 언어로 표현하고 정리해둬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롭고 답답해도 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을 다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몹시 다행이고, 또 감사했다.

 

 

+ 쓰고보니 제목도 가혹하다. 그래도 다른 적절한 제목은 못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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