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뜨기전에자자

도쿄 여행 후기 (feat 도쿄 아식스 런스테이션, 시부나사우나즈) 본문

삶/해외여행

도쿄 여행 후기 (feat 도쿄 아식스 런스테이션, 시부나사우나즈)

조앙'ㅁ' 2025. 3. 3. 22:33

지난주에는 도쿄에 혼자 다녀왔다.

항공사 마일리지 기한이 작년 12월까지였는데, 원래는 아빠가 가족여행으로 동남아에 함께 가자고 했으나 상황이 바뀌어 서로 시간을 맞추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급박하게 마일리지 소진 직전에 끊다보니 도쿄 - 하네다공항 편 하나가 2월 중순 쯤에 하나 남아있어 다녀오게 됐다.

오히려 일본은 두어번 다녀와서 조금은 익숙하기도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도쿄는 처음이었는데, 서울과 그렇게 다르겠나 싶었다.

그런데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고 우리나라보다 잘사는구나를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서울도 사람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 도쿄는 그 이상이었던 것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가는 구나 싶었다.

나는 일본이 잘 사는걸 보면 배가 아프다.

일본 사람들이 친절한걸 보면 '역시 불친절한 사람은 사무라이한테 다 죽었겠지?'란 생각을 하며 아니꼽게 본다.

그럼에도 배울 것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토에서 전쟁이 없었기에 쌓일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어떤 것을 오랫동안 좋아하면, 전문적인 영역, 덕후의 영역을 지나면서 거기에 더해 자신의 세계가 만들어지는데, 그것에서 오는 어떤 자유로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매드맥스;분노의 질주'를 죽기전에 보고싶은 마지막 영화로 꼽는 이유가 그것이다. 나는 그 영화를 볼 때, 영화 감독이 꿈 꾼, 그 안에서 온통 자유롭게 그린, 감독 만의 어떤 세계를 맛본다.

나는 왜인지 도쿄에서 그런 느낌을 몇 번이고 받은 것 같다. 

시간이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 무언가, 즉 레거시들이 있었다. 런던에서 받은 느낌과 비슷하다. 

 

아식스 런 스테이션

아식스 런 스테이션. 비용을 내고 락커, 샤워부스를 쓸 수 있다. 운동화 렌탈이 가능한데 신발마다 추천 스피드가 써있다.

 

'아식스 런 스테이션'을 갔다. 이곳은 황궁런으로 유명한 황궁정원(히가시교엔) 옆이다. 

비용을 내고 락커, 샤워부스를 쓸 수 있고, 아식스 운동화, 운동복도 렌트해서 입어볼 수 있다.

여행 중 달리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놓칠 수 없는 컨텐츠였다.

아식스는 일본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서비스인 것도 같았다.

 

'아식스 메타스피드'라는 운동화는 30만원이 넘는데 대략 5만원정도에 빌려서 신고 달려볼 수 있다.

그 외의 운동화는 2만원정도로 더 저렴하게 빌려서 신어볼 수 있다.

신발 마다 적정 스피드가 적혀있어 고르기도 수월했다. 나는 바운스 계열의 노바블라스트를 신어봤다.

 

황궁정원 바깥으로 뛰는 코스로 5km정도 된다.

평일 낮인데 고등학생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었다.

아식스라는 좋은 달리기 운동화를 만드는 스포츠 브랜드가 존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렇게 오랫동안 쌓인 달리기 매니아 층이 있었기 때문이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순수히 그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여행은 날씨가 8할이라는데 공기도 맑고 날씨도 참 좋았다.



 

시부야 사우나즈


다음날은 요요기 공원을 달렸다. 요요기 공원은 평지 숲이라 개인적으로 황궁런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요요기 공원은 아쉽게도 주변에 샤워부스가 있지는 않다. 

그래서 조금 더 걸어 '시부야 사우나즈'라는 곳에 가기로 했다. 

사우나 덕후가 만든 곳이라나 뭐라나.

오후에 가면 핀란드식, 독일식 사우나 퍼포먼스 체험 같은 것도 할 수 있는 모양이다.

홈페이지에 일어로 안내되어있기 때문에 확인하고 가야한다.

그런데 나는 그냥 오전(11시 이전)에 80분짜리로 거의 반값할인받아서 두 번 가는것도 괜찮은 것 같다. 

숲, 연못 두개의 테마가 있는데 남, 여가 매일 바뀌기 때문이다.

 

시부야 사우나즈. 숲, 연못 테마가 있는데 매일 남, 녀가 바뀐다.

 

덕후가 만든 것이라고 해도 사실 엄청 기대해선 안된다. 그냥 사우나일 뿐이니까.

특이한 점은 온탕이 없다는 것인데,

덕분에 '사우나->냉탕->쉼'의 사우나 코스를 설계당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하는 생각을 하며, 또 생각보다 사우나가 작은데? 하는 생각을 하며 다 마치고 나왔다.

그런데 이후에 느낀점은, 사우나 덕분에 다리 피로가 다 풀렸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후 일정은 날아다녔다.

다음날 눈을 떴을 때도 '아.. 사우나 가고싶다'라고 생각했고, 한국에 와서도 '아.. 사우나..' 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왜 더쿠가 되었는지 알 것 같다.

 

이후에는 에비스 브루어리(맥주공장)에 가서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샘플러 네 잔 짜리를 마셨는데 한 잔 마시면 보리 밭이 촥하고 펼쳐지고, 밀밭이 촤악 하고 펼쳐졌다.

오늘의 맥주같은건 다 필요없다 그냥 기본이 제일 맛있었다. 

맥주 오타쿠가 만든 맛이다.

 

 

이번 여행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꽤 잘 알게되어서 컨텐츠를 잘 선택한 것 같다.

시간이 3박 3일정도로 짧아서 일부러 실패할 만한 건 피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새롭고 재밌었다.

다음 글에서 나처럼 도쿄 런트립을 즐기고 싶은 사람을 위해 코스 소개 겸 다녀온 곳 소개를 좀 더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