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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책 리뷰

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후기

조앙'ㅁ' 2026. 4. 13. 09:00


프로젝트 헤일메리 책을 읽고 꽤 오래 여운이 남았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그 세계에 계속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책 리뷰: https://hellomuzi.tistory.com/97
 
그래서 영화도 자연스럽게 보러 갔다.
기대라기보다는
내가 상상했던 것들이 어떻게 구현됐을지가 더 궁금했던 것 같다. 
그리고 솔직하게는 책에서 받았던 감동을 망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배우가 주인공 그레이스 역과 매우 잘 어울린다. 헤일메리라고 그래서 그런지 되게 스포츠 영화처럼 포스터를 뽑아낸 느낌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책과는 다른 결이다.
시각적으로 굉장히 아름다웠고 프로젝트 헤일메라는 작품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한다고 생각했다.
책이랑 영화가 같이 있어야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되는 느낌이다.



일단 로키 우주선이 인상적이었다.

책 읽으면서 계속 상상은 했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그려지진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평범하고 거대한 우주선을 떠올렸던 것 같고,
영화 속에서 무제한으로 나오는 제온은
도대체 어디에 저장되는 걸까 하는 의문도 있었다.

영화에서는 로키 우주선이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형태로 나왔고
“아, 제온을 저 우주선을 녹여서 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의문들이 디자인으로 풀리는 느낌이라 좋았다.



우주비행사를 위한 시청각실 같은 설정도 인상적이었다.

책에는 없던 부분인데
이 세계가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처럼 느껴지게 해주는 디테일이었다.

다른 우주 영화에서는 종종 보던 접근이라지만
긴 우주 비행이라는 상황을 생각하면
이런 장치를 둔다는 발상 자체가
책의 상상력을 현실감있게 표현한다는 느낌이었다.



CG도 매끄러워서 보면서 신경 쓰이는 순간은 거의 없었고 로키도 전혀 징그럽지 않게 표현돼서 좋았다.
(귀여운 로키… 미국놈들이 징그럽게 만들까봐 걱정을 많이했었다)

아쉬웠던 건 로키 말투다. 
번역 톤 차이인 것 같은데 꽤 아쉬운 부분이었다.
책에서는 따라 하고 싶을 정도로 리듬감 있고 귀여운 말투였는데 영화에서는 그 느낌이 덜했다.
 


그라도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아무래도 영화의 호흡이 책보다는 짧아서 그런지 그레이스의 고뇌를 함께(?) 씹어보기는 어려웠다.
영화는 시간적으로는 감독이 이끄는 대로 보고 느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결정적 순간에 내 마음이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지 못했다.
예를 들면 이런것이다.
 
1. 우주 비행을 해서 도착한 곳에 외계 생명체가 있다. 접촉할 것인가?
> 나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이 먼 우주를 여행했고 혼자 살아남았다. 나에게 지구의 미래가 달려있다. 외계 생명체가 나에게 우호적일지 적대적일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우호적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프로젝트는 위험에 빠진다. 불확실함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2. 한시가 급한데 외계 생명체와의 소통을 위해 가르친다?
> 우호적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단 소통을 위해 시간을 들여 외계 생명체와 소통을 시도 한다는 것. 그레이스의 직업이 선생님이었으며 본디 박사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능력과 탐구력이 있어서 가능한 선택이었던 걸까. 이 사건을 포장하기 위한 책의 설정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프로젝트가 중요한데 우주에서 나의 탐구심과 재미를 위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 외계 생명체를 가르치고 있겠는가..? 
 
이런 선택들 때문에 나는 그레이스가 여전히 헤일메리 프로젝트의 완수보다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이건 그레이스가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참여하게 된 경위에서도 드러나는데, 본래 그는 이 자살 임무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이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본인의 욕구를 위해 했던 행동들이 로키와의 협력을 이끌어 과제를 완수할 수 있게 만들었고 로키와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순간까지 갖게 된다. 본인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그레이스를 살리기로 한 로키가 더 대단한 생명체라는 생각도 든다.
(말이 돼? 네 손에 네 종족의 미래가 달렸다구!!!)
 
3. 로키의 도움으로 지구로 귀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돌아가려던 중 로키가 위험에 빠졌다. 로키를 구하러 가면 지구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 솔직히 나는 그레이스를 아주 이기적인 놈으로 보았는지 로키의 위험을 무시하고 지구로 돌아갈거라고 생각했다. 로키의 별로 함께 돌아간들 그레이스가 평온하고 안락하게 남은 생을 즐길 수 있겠나 하는 물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아 그런데 나는 소설의 어떤 다정함과 따뜻함을 무시했던 것 같다. 주변에 이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나는 이 대목이 예상과 달랐고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하니까, 당연한 선택인거아니야? 라는 반응이 되돌아왔다. 아무래도 내가 제일 나쁜 놈인 것 같다. 
 
아무튼, 이런 선택의 순간들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그래서 이 책이 한층 더 재밌게 느껴졌었는데 영화에서는 시간의 압박 때문이었을지, 이런 선택이 내려질 때에 시청자가 본인이라면? 하는 생각이 들 여지를 두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고뇌의 순간들에 좀 더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있었던 면에서 책이 이해도 면에서는 좀 더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 있겠다.



책과 영화를 둘 다 본 입장에서 사람들은 어느게 나았냐고 묻거나, 어느거 먼저 봐야하냐고 묻는데
나는 둘 다 좋았고, 굳이 따지자면 책 먼저 보는 걸 추천하고 둘 중 하나를 고르기보다는 같이 봤을 때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았을 때 만족스러운 적이 잘 없었던것 같은데 드물게 만족스러웠다.

'프로젝트헤일메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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