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뜨기전에자자

프로젝트헤일메리 읽고 본문

삶/책 리뷰

프로젝트헤일메리 읽고

조앙'ㅁ' 2025. 2. 25. 00:27

첫 장 부터 너무 재밌어서 아껴아껴 읽다 어제 드디어 다 읽었다. 마지막엔 너무 재밌어서 순식간에 읽었다.

오랜만에 책 읽고 울은 것 같다.
'지구 슬라임 구멍에서 물 샘.' 이런 리뷰들이 잔뜩 있어서 울다가 킥킥댔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영화가 나오기 전에 꼭 읽으면 좋겠다.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소설을 읽으머 상상했던 장면과 다르거나, 중요하다고 여긴 부분이 생략되는 경우가 있어서 아쉬운 적이 많았던 것 같다.
누군가의 해석이 가미된 편집본이 아닌 통째로 꼭 맛봐야할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편집본도 편집본대로 재미있을 테지만.


아래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고,
이 소설은 반드시 앞에서부터 스포일러 없이 읽어야하므로 창을 끄고 책을 보러 가길 바란다!










스트라트의 말을 통해 그레이스는 '착함'이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하지만, 나는 사람들에게 본래 선함은 존재하지 않고, 선하려는 의지만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자주 선하려고 하는가, 또 그것이 결과적으로 잘 동작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선함의 정도가 결정되는 것 같다.

그레이스는 원래 자살임무에 가고싶지 않았다. 나는 그의 인간적인 선택에 공감이 됐었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로키를 구하기 위해 자살과 다를바 없는 결정을 내린다.
나는 그레이스가 로키와 지구 중 선택의 순간에 지구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살고싶어서 자살임무도 하고싶지 않아했던 사람이니까. 그리고 나였어도 지구로 갔을 것 같다. 나는 그 때 상황을 그렇게 만든 작가를 욕했다. 이 나쁜 작가!!
그렇지만 결국에 로키를 구하러 가는 선택을 하는 장면에서부터 계속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아 이 사람은 정말 선한 선택을 하는구나, 하고.
그렇지만 늘 그렇듯 선이 의지로만 되는 건 아니다. 선을 실행하기 위해선 능력과 지식을 충분히 갖춰야한다. 그가 아닌 다른 승조원이었다면 혹은 나였다면, 로키를 찾아내지도 구해내지 못했을 것 같다. 그였기에 해볼 수 있는 선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레이스는 지구가 살아났다는 소식을 듣고, 지구에 연락을 하려고 하지도, 다시 돌아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 부분을 더 자세히 설명해두지 않아 이런저런 생각해보는 재미도 있었던 것 같다.
지구가 망했는지 말았는지 알아내거나 지구로 돌아가는 시간 보다 그의 삶의 시간이 더 짧아 남은 주어진 삶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선을 실행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그가 느끼는 어떤 만족감은 지역이나 생명체에 종속되는 것은 아니니까.

여러모로 정말 멋진 책을 읽어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