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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책 리뷰

[로스] 투자와 투기의 차이

조앙'ㅁ' 2020. 8. 30. 20:05

 투자에서 실패하지 않는 법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투자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심리: 로스]의 저자는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시장에서 이기는 방법의 종류도 많지만 실패하는 방법은 비교적 가짓수가 적다고 말한다. 실패하는 방법을 안다고 실패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하는 방법을 알면 실패를 다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익을 내되 손실을 최소화하면 장기적으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책의 반 이상이 본인의 자서전이고, 뒤에 반이 심리, 군중,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무엇인가 등 을 다루고 있어 도움이 되는 부분은 그나마 뒷부분이다. 결과적으로는 시장에 들어가기 전 '계획하기'로 실패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한다. 아주 오래된 격언 같은 상투적인 해결책에 많이(!!!) 실망했다. 다른 사람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하기는 좀 어렵겠다. 그래도 몇 가지 도움이 되었던 관점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개인과 군중 두 측면에서 살펴보고 잃지 않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본인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본인은 스스로 투자, 트레이딩, 투기, 도박, 베팅 중 어떤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러나 시장 참여의 형태는 본인이 참여하고 있는 시장이나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활동에 어떻게 접근하는가에 따른 행동 특성에 따라 규정된다. 아래 다섯 가지 활동을 보고 본인이 하고 있는 행동이 어떤 유형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 투자는 원금과 그 자본금에 대한 적절한 수익이 배당금이나 이자 혹은 초과 이윤의 형태로 보장된다고 기대하며 자금을 내놓는 것이다. 자본금에 대한 수익이 이자나 배당금이 되어 정기적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투자는 연장된 기간 동안 원래의 자본금과 분리시키려는 의도가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대체로 투자는 비교적 긴 기간으로 계획을 세운다. 무기한으로 보유할 의도로 주식을 매입하거나 만기까지 보유할 의도로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 투자다.
 - 트레이딩은 기본적으로 누군가 정해진 금융상품으로 시장을 조성하는 활동을 말한다. 트레이더는 시장에서 호가 스프레드를 잘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그 좋은 사례가 증권거래소의 장내 스페셜리스트다. 그는 주문을 체결하고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며 시장의 수요 및 공급의 양을 맞추기 위해 기꺼이 매도호가에 매도하고 매수호가에 매수하기도 한다. 장외거래 주식과 채권시장의 트레이더들도 마찬가지 일을 한다.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서 트레이딩은 시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트레이더는 플랫 포지션(롱도 숏도 아닌)을 유지하면서 호가 스프레드를 잘 찾아내서 돈을 버는 것이다.
 - 가장 단순한 형태의 투기는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기대하고, 즉 사용이나 수익이 아니라 전매를 목적으로 매수하는 것이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은 투기자가 낼 수 있는 유일한 '수익' 범위다. 그는 연장된 기간 동안 포지션을 보유할 의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정기적 배금이나 이자가 지급되는 형태의 수익을 예상하지 않는다.
 - 베팅은 당사자가 불확실한 사건의 결과에 대해 틀렸다고 밝혀지면 약정한 물건이나 금액을 상대방에게 몰수당할 것이라고 양자가 동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베팅이란 맞느냐 틀리느냐의 문제이다. 흔히 자신들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대상이 아니라 이기기를 원하는 대상에게 베팅을 한다.
 - 도박은 베팅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오락의 일종으로 게임이나 시합, 사건의 결과에 돈을 건다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몇백 달러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오락비를 내는 것이며 그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결정한 것이다. 도박이라는 행위 자체를 위해, 그리고 참여하는 즐거움을 느끼려고 그 활동을 한다는 말이다.
 
 주식 시장은 지속적 과정으로 스포츠 경기나 주사위 굴리기 같은 개별 사건과는 다르다. 개별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끝나 버리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취하지 않아도 손실은 멈춘다. 그러므로 베팅과 도박이 적당하다. 그러나 지속적 과정은 다르다. 투자나 트레이딩, 투기에서 손실을 보았는데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손실은 멈추지 않는다.
투자의 성공과 실패를 개인화하는 경우가 많다. 포지션을 시장에 맞게 제때 수정하지 않고 본인의 추측이 옳다고 믿어버리는 경우 그 투자는 언젠가는 실패하게 된다. 저자도 그동안의 본인의 투자 경험과 성공 경험을 지나치게 신뢰한 나머지 대두유 포지션을 포기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백만 달러의 손해를 입게 되고, 회사에서 잘리게 된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군중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는커녕 알아보는 방법조차 알지 못하며 자신이 군중의 일부분인지도 모르고 있다고 말한다. 찰스 P. 킨들버그가 쓴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를 보면 민스키 모델을 발견할 수 있다. (1) 변위: 전쟁, 흉작 등의 외인성 사건이 거시경제 시스템에 충격을 준다. (2) 기회: 변위가 일부 경제 부문에서 수익성 있는 기회를 창출하고 다른 부문들을 닫아버린다. 투자와 생산이 수익성이 있는 부문에 집중되고 붐이 일어난다. (3) 신용 팽창: 신용팽창이 붐을 유지시킨다. (4) 희열: 가격 인상에 대한 투기가 생산, 매출에 대한 투자와 연결된다. 시장을 능가하는 군중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되는 또 하나의 일반적인 패턴은 (1) 투기 (2) 신용팽창 (3) 경제적 고통 (4) 위기 (5) 패닉과 붕괴이다.
 군중에 대한 이러한 패턴을 아는 것은 이런 사건이 시장에서 반복해서 발생하기 시작하는 시기를 알아보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개인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주는 바가 없다. 개인과 군중의 기본적인 차이는 개인이 추론과 숙고, 분석을 한 뒤에 행동한다면 군중은 느낌과 감정, 충동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개인은 자신의 의견을 신중하게 생각해 내는 반면 군중은 추론보다는 감정적인 관점에서 많이 흔들린다.
 심리적 군중 모델로는 망상 모델과 착각 모델 두 개가 있다. 망상 모델은 개인이 포지션을 보유하기 전에 심리적 군중의 일부가 되는 과정을 묘사한다. (1) 기대감에 차서 주의를 기울이는 상태 (2) 암시에 걸림 (3) 전염 과정 (4) 참석자 모두의 수용. 착각 모델은 개인이 포지션을 보유한 후에 심리적 군중의 일부가 되어가는 과정을 묘사한다. (1) 확언 (2) 반복 (3) 위세 (4) 전염의 형태를 따른다. 이런 형태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하기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보이는 행동 특성이 군중 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시장에 들어가기 전 '계획'을 들고 가야 한다. 대략적인 의사결정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당신이 어떤 종류의 참가자가 될 것인지 결정하라 (2) 분석 방법을 선택하라. (3) 규칙을 개발하라 (4) 통제력을 확립하라 (5) 계획을 수립하라. 시장에서 돈을 잃는 원인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다. 분석이 잘못됐거나, 분석의 적용이 잘못됐거나. 시장에서 돈을 버는 단 하나의 확실한 분석 방법이란 없다. 그러므로 '최고'의 분석 방법을 찾는 것은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분석의 적용이 어려운 것은, 분석을 적용하고 추천을 따르지 못하게 가로막는 심리적 왜곡들 때문이다. 따라서 앞서 세운 규칙을 잘 따를 수 있는 통제력이 필요하다. 그것들을 전부 합쳐 계획이라고 부르고 계획대로 거래하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짐 폴과 브렌던 모이니핸의 '로스'라는 책은, 다른 책들은 모두 어떻게 버는가에 집중할 때, 실패에 초점을 두고 어떻게 하면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기 때문에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법과 주식시장은 지속적 과정이라는 관점 등 시장을 바라보는 몇 가지 관점을 명확하게 해 주었다. 특히 내가 어떤 형태의 참여자인지 구분해서 접근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집중하기 어려운 형태의 글이었고 이 책을 읽고 얻으려 했던 '실패하지 않는 법'이 계획하기라는 것은 너무 상투적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책들이나 유튜브들도 많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이 나올 당시에는 그에 대해 많이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더 가치 있는 책이었을 수도 있겠다. 또, 해결책을 알아도 심리적 속성 때문에 쉽게 적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강조해 본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