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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기전에자자
스페인어 3달 배우고 여행 다녀온 후기 본문
# 왜 하게 됐는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스페인어는 언젠가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주 관심 없는 것을 어느날 갑자기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잘 들지는 않으니까.
회사 동료 중 한명이 어느날 갑자기 휴직을 하고 6개월동안 프랑스 살이를 하겠다며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나는 영어 외에는 다른 언어를 배울 생각이 없었다.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데 걸리는 그 무한한 시간을 태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막연히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왜냐고 물어봤는데 여행용으로 언어를 배우는건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재밌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끄덕. 공감이 됐다.
올해 리프레시 휴가로 영국-포르투갈-스페인이 계획되어 있었던 나는 8월의 무더운 스페인이 두려웠다.
문득, 더우면 실내에 앉아있을테고 그럼 조금이라도 스페인어를 배워가면 좀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여행을 다녀오면서 그 나라 언어를 좀 더 배워서 갈 걸 이라는 후회를 했던 것이 생각나기도 했다.
마침 포르투갈어는 스페인어와 96%정도 유사하다고 했다. 그러면 스페인어를 배우면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다.
스페인어는 꽤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라 나중에 언젠가 남미 여행을 가게 되어도 유용하겠다 싶었다.
# 어떻게 공부 했는가
## 여행 전
그래서 배우기 시작했고, 운 좋게도 동네에서 진행 중인 스페인어 회화스터디가 있어 참여하게 되었다.
유튜브와 책으로 배운지 한달만에 회화스터디에 가서 자기소개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스페인어를 공부했는지를 물었다. 듀오링고와 Dreaming Spanish(레벨 별로 스페인어로 된 영상을 제공하는 사이트다)를 추천받았고 나는 이 둘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도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지만 공부의 비중은 Dreaming Spanish이 가장 높다. 나 같은 초보를 위한 영상을 많이 준비해놓고 있고 그들이 제공하는 방법론이 믿음직 스럽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 나라의 말에 몰입해서 얼마 이상의 시간을 들으면 그 나라 말을 잘 하게 된다는 이론을 가지고 있다. (아마 나중에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글을 쓸 것이다) 그럼에도 잘 모르는 언어로 진행되는 영상에는 쉽게 재미를 붙이기 어려울 수 있는데 신기하고 웃기게도 스페인어는 영어와 단어가 꽤 비슷하다. 그래서 이상하게 모르는 말인데도 들리는 경우가 있다. realmente, absolutamente, definitivamente 왠지 알 것 같지 않은가? 키득거리면서 재밌게 보았다.
스페인어 공부는 4월 경 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7월에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가기 전에 Dreaming Spanish 50시간(Level2)을 채우고 갔다. 슈퍼마켓에서 원하는 것을 구하거나 식당에서 잘 주문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Dreaming Spanish 에서 음식에 관련된 쉬운 영상은 전부다 봤던 것 같다. 따로 음식 재료가 뭔지 다 찾아보기도 했다. 유튜브에서 스페인 여행 시 유용한 표현들을 외우기도 했다. 덕분에 나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메뉴판을 전부 다 그 나라 말로 보고 주문할 수 있었다.
## 여행에서
나는 여행에서 스페인어를 꽤 많이 썼다. 그리고 유용했다. 스페인어나 포르투갈 사람들 모두 영어 울렁증이 있어 보였다. 그런데 하나 재밌는 건, 내가 스페인어를 제일 많이 쓴 곳은 스페인이 아니라 포르투갈이다. 실제로 스페인에서는 내가 스페인어를 좀 공부했다고 하면 따발총처럼 빠르게 말하는 분들이 있어서 간단한 의사소통만 했다. 그에 반해 포르투갈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는 못하는데 스페인어는 좀 할 줄 안다고 했고 나의 수준에 맞는 느린 속도의 스페인어를 기대할 수 있었다. 당연히 스페인어를 할 줄 아냐 전까지는 포르투갈어로 해야한다. 그렇게 어렵진 않다. 포르투갈 여행에 앞서 여행회화를 찾아서 볼 때는 '뭐야 96%라며!'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너무 다른 언어라 사기당한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철자만 다르고 발음은 무지 비슷했다.
나는 귀국하는 길에 어떤 한국인이 잃어버린 애플워치를 택배사에서 픽업해서 가기로 했는데, 직원이 영어를 한마디도 못해서 번역기를 쓰기도 했지만 스페인어로 손짓발짓하며 의사소통한것도 기억에 남는다.
여행 전 스페인어를 배우고 간다는 생각은 정말 좋은 생각이었다. 유용했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가능하다면 나는 다른 여행지를 갈 때에도 그 나라 언어를 배우고 가고 싶다.
# 언어를 새로 배우니 알게되는 재밌는 점
그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 언어를 해야 더 많이, 자세하게 알 게 된다. 스페인어를 배움으로 인해서 남미와 스페인어의 문화에 대한 영상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른다. 물론 Dreaming Spanish의 영상이긴했지만 말이다. 이제는 나의 유튜브에 스페인어로 된 영상이 추천으로 뜨기도 하는데, 스페인어 문화권까지 나의 세계가 더 넓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로망스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도 상당히 비슷한 단어를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이탈리아어는 단어가 스페인어와 상당히 비슷하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와서 간판의 많은 단어들이 이제 다 무슨 말인지 알게 되었다.
# 어디까지 할 것인가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 나는 그동안 한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있을 남미 여행(?)을 위해서 시작한 일을 마무리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페인어 스터디 사람들이 좋아서 계속 만나고 싶었고 또 다녀온 얘기도 하러가야하고, 스페인어로 말하는 경험이 재밌기도 했다.
즐겨보는 언어 유튜버가 말하길, DELE B2정도의 레벨에 한 번 도달-일상 대화를 듣고 말할 수 있는 수준 정도-하면 몇 년 동안 그 언어를 쓰지 않아도 다시 금방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의 목표는 B2이다.
아직 내 수준은 A2 언저리의 느낌이지만 내년 하반기 쯤 DELE를 칠 수 있도록 공부해보려고 한다. 가격이 비싼 시험이라 걱정되고 조금은 조바심 나긴 하지만 안되면 내후년에 하지 뭐.
# 후기
시간 잡아먹는 언어 배우기 같은거.. 내가 하게 될 줄 몰랐는데 한 후기는 '너무 재밌어서 시간가는 줄 모른다^^!'이다.
여행에 좀 더 재미와 의미를 담고 싶다면 그 나라 언어를 배우고 가는 경험을 꼭 한번은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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